2020년 5월 30일~31일 충북 단양, 소백산 green농원
5월 갑자기 떠난 제주도 여행 때 렌트카 알아보다 전기차 뽐뿌 받고 -> 갑자기 시승 -> 갑자기 사게 된 우리 볼탱이(쉐보레 볼트)
차를 사면 얼마나 타겠나, 유지비 생각하면 그냥 없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해왔지만 기왕 차 산 거 많이 돌아다니는 게 남는 게다. 결혼하고 한동안은 주말에도 집에만 있고 별다른 데이트랄 게 없었기도 했다. 이제 기동력 좋아졌으니 여행도, 캠핑도 다니자 했다.
그맘때 우리가 즐겨보는 예능 <나혼자 산다>에 배우 안보현이 나와 차박의 매력을 전도했다. 말로 "우리도 하자" 한 것은 아녔지만 마음 어딘가에 '참 좋다'는 부러움과 '나도 하겠다'는 의지가 새겨졌던 것 같다.
마침 시동을 켜도 지구에 해롭지 않은 우리의 전기차는 차박에도 최적화돼있는 녀석이니, 캠핑을 다녀보기로 했다.
-차박 최적화래봐야 별 거 없이 누울 자리만 만들어지면 되는데, 뒷좌석과 트렁크를 쭉 펴서 '평탄화' 작업이 가능하면 그만이다. 우리 차는 앞 좌석을 최대한 당기는 등 자리를 만들면 세로 180cm 공간이 나온다. 180 좀 안되고 덩치 있는 남편과 160 좀 안되는 쪼만한 내가 누우면 살 맞대지 않고 잘 수 있다. 다만 남편은 트렁크 문을 닫으면 좁게 느껴진다곤 해서 가급적 도킹텐트를 연결해 추가 공간을 만드는 편.
-전기차는 여기에 더해, 에어컨과 히터를 편히 틀 수 있고 충전 등 소소한 전기도 차에서 끌어다 쓸 수 있다!
소비에 거리낌이 없는 나는 투닥투닥 몇번 검색 후에 텐트 브랜드로 나름 이름이 알려진 제드의 2way 도킹 텐트를 구입! 30만원대의 가성비에 디자인과 색상도 맘에 드는 제품이다.
캠핑용 의자와 테이블은 피크닉겸 테라스용으로 이미 차를 사기도 전에 구입해뒀던 터 ㅎㅎ
의식주 중에 '식'은 어떻게 하느냐?
평생 등산을 좋아하신 아빠한테 안쓰는 버너, 코펠좀 얻어보러 친정에 갔다가 요즘 캠퍼들의 필수템이라는 코베아 구이바다도 득템했다. 마침 살까말까 몇번을 들여다보던 것이었는데, 아빠도 회사 무슨 행사에서 기념품으로 받은 새 것이 있다며 흔쾌히 내주셨다. 부피가 꽤 크기 때문에 등산하는 아빠한텐 큰 쓸모가 없었던 듯하다.
자연에서 뒹구는 방법도 참 여러가지라, 울 아빠 같은 백패커들도 있고, 나같은 차박캠핑-오토캠핑도 있고, 아예 차를 개조해서 차만 갖고 다니는 차박도 있고. 나도 참,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였다 싶다.
암튼 이래저래 텐트와 의자, 불 뗄 장비는 갖췄으니 일단은 누군가 캠핑을 많이 해본 캠퍼를 따라 가보기로 했다.
마침 친한 언니네 커플이 같이 가려던 친구가 쫑냈다며 흔쾌히 꼽사리 껴줘서 첫 캠핑 드뎌 성사! 형부가 가본 적이 있는 곳이라고 해서, 네이버 검색에도 리뷰가 잘 나오지 않는 그곳으로 떠났다.
첫 캠핑에 좋은 추억 만들어줘야 한다며 만반의 준비(?)를 한 형부 덕분에 정말로 좋은 기억만 안고 돌아온 곳.
지금도 남편은 어딜 가든 <소백산 거기가 짱이었다>고 읊조리곤 한다.
그래서 이곳은, 지금도 우리만 알고 싶은 곳, 그 중에서도 1순위다. 블로그 글 올리는 것도 이런 매우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이유로 조심스럽다. ㅎㅎ
+) 이번 캠핑으로 단양을 첨 가봤는데, 충청도의 매력에 빠지게 될 듯하다.
예전에 가봤던 제천도 참 풍광이 멋있었는데, 충청도 산세는 뭐랄까.. 오밀조밀 아름다워.
단양 공설운동장의 전기차 충전소. 여유롭다, 날씨 좋다. 저기 패러글라이딩도 둥실둥실 내려오고 있다.
뚝딱뚝딱, 정식 첫 피칭.
캠핑장 곳곳.
캠핑장뿐 아니라 백숙 식당, 민박, 매점도 함께 운영 중.
화장실 칸은 남1, 여2로 기억한다. 개수대도 두 군데. 샤워실은 2칸인가 3칸인가 가물가물.
뭐 엄청 쾌적한 건 아니지만 더럽지도 않았고. 사이트랑 가까운 건 아니지만 걸어다닐 만했다.
맥주 기운에 막걸리까지 더해진 점심시간.. 츄릅
조금 쉬다가, 소백산 둘레길을 가볍게 걸어보았다.
좋은 풍광 보이면 늘 어디에 서보라고 위치 지정해주시는 분.
저녁은 돼지고기 바베큐! 그리고...
내가 와인을 4병이나 챙겨가서 그걸 다 비운 바람에(남편은 깍두기니까 셋이서,,) 안주도 먹고 먹고 또 먹었다.
된장찌개에 밥 말아서 된장밥 만들고, 짜파게티도 끓여먹고, 체리 한 봉지도 순삭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안 나네.
불멍 타임.
계곡 물소리 덕분에 우리가 내는 소음도, 바깥에서 들어오는 소음도 다 묻혔다.
거의 자정까지 먹고 또 먹으면서 도란도란 얘기도 하고 별도 보고 멍도 때렸다.
매너타임은 분명 반드시 지켜야 하지만.. 계곡물 소리가 워낙 컸고. 우리 주변 사이트도 다 비어있고 해서.. 아무것도 안들렸다, 정말로!
그렇게 놀고서 아침에 눈 떴을 때 이런 풍경이라니.. <3
다시 보니 이땐 정말 날씨가 좋았네. 우리나라 봄, 가을 사랑해.
해장은 라면이죠.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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