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캠핑

캠핑로그: 동두천 파인힐빌리지캠핑장

jjjunie 2020. 12. 20. 16:13

2020년 9월 29일 ~ 10월 1일, 추석 캠핑

 

주말까지 붙은 긴 추석 연휴를 맞아 찾은 시댁 근처의 동두천 파인힐캠핑장.

원래는 하루이틀 쉬고 시댁 가서 하룻밤 잘 생각이었지만 계획이 바뀌었다. 어머님이 굳이 오지 말라고.. 하셔서. 어째저째 그냥 어머님이 캠핑장에 오셔서 같이 한끼 먹는 것으로 명절을 지냈다.

 

파인힐빌리지는 시설, 조경, 전망이 다 좋은 캠핑장이었다. 가을에 특히 좋을 듯한 곳. 산으로 둘러싸인 입지, 참 돈도 손도 많이 들였겠다 싶은 예쁜 꽃과 나무들, 제철 핑크뮬리, 깨끗한 시설 등도 인상적이었다.

혹여 다음에 또 간다면 잔디 위쪽의 파쇄석 사이트들이 괜찮아 보였다. 쭉 줄지어 서있긴 한데, 사이트 간에 사이드 주차를 해두기 때문에 프라이버시는 어느정도 확보되는 듯해보였다.
그중에서도 구석진 곳(개수대랑 계단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두 팀이 넓게 쓸 수 있는 구역이 있어서 거기가 좀 탐났다.

 

다만 캠지기님의 예약 관리가 허술했던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네이버예약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되면 관리자도, 방문자도 두루두루 편할 텐데. 개선됐음 하는 맘에 몇자 적어둔다.

우리가 갔을 땐 예약 시스템 따로 없이 문자, 전화로 연락드려서 예약 가능한지 확인하고 돈 입금하는 방식이었는데 그때그때 메모를 안해두시는 듯했다. ㅠㅠ

2박3일로 예약했고, 어느 사이트에 치면 된다(인조잔디 고목나무 왼편)는 문자까지 사진과 함께 받았는데, 정작 도착하니 "내일 오는 것 아니었냐"고. 이미 우리 자리에는 다른 사이트를 예약했던 사람들이 옮기고 싶다고 해 자리를 내줬다고 하셨다..

 

캠지기님이 바로 실수를 인정하시고 하루치 예약비는 돌려주셔서 여기까진 오케이. 그래도 설레는 맘으로 캠핑장 왔으니까, 마침 비어있는 개수대 앞 공터가 하룻밤 지내기엔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좋게 좋게 자리를 잡았다. 막상 지내보니 오히려 사이트들로부터 좀 떨어져있어서 조용히 지내기에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다음날 다시 원래대로 우리가 예약한 자리로 옮겨가는 과정이 좀 피곤했다. 아침부터 저 사람들 언제 나가나 미어캣처럼 계속 신경 쓰이고, 다른 사람들이 와서 "여긴 선착순이다"라며 자리를 잡으려고 하질 않나,

옆자리 사이트(인조잔디 고목나무 오른편)에 온 3대 가족 분들은 자기들이 왼쪽까지 다 예약했는데 이게 웬 봉변이냐고 하고. 캠지기님한테 물어보시라 하니 전화를 안받는다며 옆에서 궁시렁. (나중에 캠지기님이랑 언성 높이며 싸우시고, 캠지기님은 우리한테 와서 또 사과하시고.)

 

쉬러 갔는데, 이틀 내내 텐트 치고 걷고, 거기에 더해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사정이 있다고 설명해야 하고.. 피곤한 일이었다.

돈 내고 캠핑장 가도 항상 복불복 예기치 못하는 일이 생긴다. ㅠㅠ

샤워장 안 써도 되는 겨울엔 노지 캠핑을 시도해볼까 싶다. 어차피 전기도 잘 안쓰는데.

 

 

 

이 전망을 위해 상당히 가파른 경사를 올라야 한다. 어둠 속에서 운전하는 건 늘 당황의 연속이지만 깔끔히 포장된 길이라 매우 양호한 편인 듯하다. 어두워서인 올라가면서 표지판을 못봤는데, 캠핑장은 카페 주차장 쪽으로 빠지지 말고 위쪽으로 쭈욱 올라가야 한다. 개수대 건물에서 안쪽으로 가면 잔디사이트, 경사를 한번더 올라가면 파쇄석 사이트다. 사진속 이 자리는 개수대 바로 앞의 특별석(?)이다!

 

 

 

캠핑장 가는 길에 송월관 떡갈비를 사다가 저녁을 먹었다. 비싼 반찬인데, 식어서 아쉬웠다.

 

 

 

대충 이런 공간. 이것저것 펼치기 번거로워서 의자도 원래 여기 있던 것에 앉았는데, 생긴 것처럼 차갑고 딱딱했다ㅎㅎ 괜히 장비빨이 있는게 아님

 

 

 

#쉐보레 #볼트 #차박

 

 

 

 

 

 

돈 냄새 나는, 그래도 보기 좋은 조경과 전망
뜻밖에 핑크뮬리 밭이 융단처럼 펼쳐져있었다. 좋은 구경.

 

 

 

 

오빠가 찍은 캠핑장 곳곳의 꽃들

 

 

 

 

꼭 챙겨다니는 언더프레셔 커피백. 일단 맛있으니까 젤 좋고, 간편하니까 더 좋다.

 

 

 

 

마켓컬리서 사간 샐러드 한팩으로 가볍지만 풍성한 브런치를 먹었다.

 

 

 

 

 

 

 

파인힐빌리지에는 공작새가 있다.

 

 

 

 

 

여기가 옮겨온 인조잔디 사이트. 왼편에는 벤치-테이블이 설치돼있다보니 이래저래 여기 노리는(?) 분들이 많았다.

 

 

 

벤치에서 내려다보이는, 가을 (제철)인 핑크뮬리.

 

 

 

장비 옮겨오느라 이미 충분히 번거로워서 가벼운 힐맨 실타프만 대충 쳤다. 고목 왼편 바깥쪽이었던 우리 사이트 기준으론 인조잔디 밑이 시멘트라 팩다운이 어려워보였다. 사진속 폴대세운 앞쪽은 나무 심겨진 흙이라 그나마 가능했고, 뒤쪽은 차와 벤치 등을 지지대로 삼았다.

 

 

 

처음 개시한 마운트리버 야전침대. 어머님이 다녀가시면서 과자를 많이 사다주셨다. 점심으론 쭈꾸미차돌박이 볶음을 먹었는데 사진이 없네.

 

 

 

 

 

 

 

 

 

저녁은 남은 쭈꾸미볶음밥과 맵데이 닭발, 와인도 걸쳤군.
춥고 술기운 있을 땐 짜파게티까지 먹어줘야. 딱히 할 게 없어 브레이킹배드를 보기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엔 배드민턴을 하면서 땀을 좀 빼주고.

 

 

 

점심으론 해물떡볶이 밀키트를 먹었다.

 

 

 

떠나기 전 잠깐 들러본, 캠핑장 밑에 있는 파인힐빌리지 카페. 코로나 와중인데도 사람이 꽤 많았다.

그치만 끔찍했던 맛의 카페 마카롱. 진흙 씹는 줄 알았다. 이걸 돈 받고 팔다니.

경치와 맛을 같이 추구하는 교외 카페는 진정 어디에 있을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