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멍우리협곡캠핑장 20210719~0721
최고 더운 한여름에 소중한 여름휴가를 땀 흘리며 보내다니.... 내가 무슨 짓을.
작년 이맘때 멍우리협곡에 왔을 땐 그래도 나무그늘 밑에서 시원하게 보냈던 기억이 있어서 도전해봤는데,
하필 둘째날은 하루종일 햇볕이 쨍쨍하게 내리쬐어서 다소 힘든 시간이었다.
그래도 첫날은 저녁상 펼치자마자 시원한 소나기가 쏟아져줬고,
둘째날은 여차저차 남편의 오랜 친구를 만나서 의미 있었던 시간.
이번 여름휴가의 책은 마쓰이에 마사시의 <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전전작인 <우리는 모두 그곳에 남아>에 아직도 오랜 여운이 남아있어서 선택했는데, 다 떠나서 일단 홋카이도가 주 배경이라 너무 잘 골랐다 싶었다. 이 더운 여름 속에서 홋카이도라는 단어를 읊는 것만으로도 시원해지는 효과가 있었다.
휴가 직전에 마감한 기사가 꽤나 시끌벅적한 논란을 일으켜서, 완전히 일 머리를 OFF하고 쉴 수는 없었지만, 이제는 이 정도의 일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게 된다. 초년병일 땐 '일'의 ㅇ만 들어도 압박받는 기분이 있었고, 강박적으로 OFF 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계속 그것이 떠올라서 힘든 적도 있었다. 이제는 무뎌진 건지, 일에 아무런 기대와 의미를 걸지 않아서인지.
포천 가는 길에 이동갈비로 배 채우고,
길가에 우연히 눈에 띈 '전가네 양조장'에 불쑥 들어가 술 쟁여오기. 역시 술병이 많아야 여행이 든든하다.
오코노미야끼와 산정호수 막걸리로 저녁.
전 부치는데 비가 쏟아지다니, 더위까지 식혀준 우중캠핑 운치 제대로였다.
양배추와 밀가루, 기타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음식!
이튿날도 비가 쏟아져주길 바랐지만, 더위- 그저 무더위- 였다.
매점에서 사온 얼음으로 아이스아메리카노라도 마셔보지만 사진 짝는 사이에 녹아버리고 마는.
다음 끼니는 타코. 속재료를 미리 집에서 재워왔다. 새우엔 파프리카 가루와 카레 가루 등을, 고기엔 소금과 후추 등.
현장에선 불에만 간단히 올리면, 또띠야만 있으면 된다.
속재료는 양배추(오코노미야끼 해먹고 남은 것), 파프리카, 토마토 등등 냉장고 야채들 털고. 사워소스는 요거트와 레몬즙 섞어 집에서 간단히 숙성시켜온 것, 과카몰리는 시판으로.
술과 낮잠으로 버텨보지만 도저히 안돼서, 차 안으로 대피. 에어컨 틀어놓고 음악 들으면서 한참 누워있었다.
저녁엔 근처에 근무하는 남편 친구가 와서 도란도란.
계획에 없던 식사 초대라 내놓을 건 많이 없었지만, 양갈비와 냉동치킨 등등 총동원했다.
마무리는 재밌게 본 넷플릭스 시리즈, 더 서펀트.
여행와서 밤에 보기엔 좀 섬뜩한 주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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